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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쓰는 진료기록,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나

국회에서 제기된 진료기록 소유권 공백 문제. AI 학습에 쓰이는 진료기록인데 법에는 소유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이 병원 행정에 왜 중요한지 짚어봅니다.

병원에서 매일 쌓이는 진료기록은 이제 단순한 진료 참고자료가 아닙니다. 의료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꼭 필요한 학습 자료로도 쓰입니다. 그런데 이 진료기록이 누구의 것인지, 법에는 명확한 답이 없다는 사실이 최근 국회에서 다시 확인됐습니다. 병원 행정 실무자라면 왜 이 문제가 당장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도 알아둬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국회에서 나온 질문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보건복지부에 진료기록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물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답변은 “현행 의료법에 소유권 귀속 주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도 마찬가지로 소유권 관계를 정리한 조항은 없습니다(병원신문, 2026년 10월 2일).

김 의원은 진료기록이 “AI를 발전시키는 데 활용 가치가 상당히 높지만, 그만큼 소중히 보호해야 할 중요한 자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2025년 기준 건강보험 적용인구 5,139만 명 중 94.9%인 약 4,876만 명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고, 1인당 연평균 내원일수는 22.0일에 달합니다. 그만큼 많은 양의 진료기록이 해마다 새로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해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은 연방법 차원의 규정이 없고, 대다수 주(州)는 병원이나 의사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쪽이며 뉴햄프셔주만 예외적으로 환자의 소유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본·독일·프랑스도 소유권을 따로 명시하지 않고, 한국처럼 의료기관의 관리 의무와 환자의 열람권만 규정하는 방식입니다. 즉 “소유권이 없다”는 상태가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병원 행정이 지금 챙겨둘 것

법에 소유권 규정이 없다고 해서 병원이 아무렇게나 진료기록을 다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규정이 비어 있는 지금이, AI 도입 제안서를 검토할 때 더 꼼꼼히 봐야 할 이유가 됩니다. 외부 AI 업체와 데이터 활용 계약을 맺을 때는 소유권이라는 단어 대신 “활용 범위”, “재사용 가능 여부”, “제3자 제공 조건”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인 안전장치입니다. 법이 정리되기를 기다리기보다, 병원 내부 계약 문서에서 먼저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핵심 요약

  • 국회 질의에서 보건복지부는 진료기록 소유권에 대한 명시적 법 규정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 2025년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94.9%가 의료기관을 이용했을 만큼 매년 쌓이는 진료기록 규모가 큽니다.
  • 미국·일본·독일·프랑스도 소유권을 따로 명시하지 않아, 법 공백 자체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 법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AI 업체와의 데이터 활용 계약서에서 활용 범위와 재사용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병원이 취할 수 있는 실질적 대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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