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구

병원 업무에 챗GPT를 쓸 때 — 개인용 계정과 기업용 계정은 다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낸 생성형 AI 안내서에는 의료기관이 진료 대화를 AI로 정리하다 개인용 무료 계정을 쓴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고, 병원 업무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회의록 정리, 공문 초안 작성, 상담·설문 답변 요약까지, 요즘은 개인 계정으로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업무에 쓰는 직원이 많습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병원 업무에서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5년 8월 내놓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의 요지입니다. 이 안내서는 원래 AI를 직접 만들거나 서비스하는 기업·기관을 위한 것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례 하나는 병원 실무자가 그대로 참고할 만합니다.

”개인용 무료 계정”과 “기업용 계정”은 약속이 다릅니다

안내서는 같은 AI 서비스라도 어떤 계정으로 쓰느냐에 따라 입력한 내용이 다르게 처리된다고 설명합니다. 개인이 무료로 쓰는 일반 계정은 대화 내용을 저장할 수 있고, 별도로 끄지(옵트아웃) 않으면 그 내용이 AI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학습 데이터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반면 기업이 계약을 맺고 쓰는 ‘기업용 API’ 방식은 기본적으로 입력·출력 내용을 저장하지 않고 학습에도 쓰지 않습니다. 대신 서비스 이용계약과 별도로 ‘데이터 처리 부속서(DPA)‘라는 계약서를 통해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 명시합니다. 안내서는 이 비교를 OpenAI의 ChatGPT 서비스를 기준으로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2025년 8월 3일 기준).

안내서가 소개한 사례: 진료 대화를 AI로 정리하다가

안내서에는 의료기관이 진료 대화를 바탕으로 의무기록 작성을 자동화하려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개인용 무료 라이선스로 서비스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하다 보니, 입력한 진료 대화 내용이 AI 서비스 제공사의 학습 목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의료기관은 기업용 API 라이선스로 바꿔, 병원 목적으로만 데이터가 처리되도록 조치했습니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2024-017-237호 비공개 결정, 안내서에 요약 인용). 진료 대화가 아니더라도, 회의록이나 환자 상담 내용을 요약할 때 같은 구조의 위험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입력하면 안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안내서는 국내 AI 서비스의 이용정책도 예로 들었습니다. 네이버 클로바X의 이용정책(2024년 7월 기준)에는 “본인이나 타인의 민감정보, 고유식별정보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행위를 금지 행위로 명시한 조항이 있습니다. 병원 업무에 대입하면, 환자 이름·등록번호·주민등록번호·연락처처럼 특정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AI에 그대로 입력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뜻입니다. 안내서는 또 통화 녹음·요약 서비스가 국외 서버로 개인정보를 옮기면서 이 사실을 처리방침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문제가 된 사례도 소개했습니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2024-010-184호 비공개 결정). AI 서비스가 어느 나라 서버를 쓰는지도 확인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업무에 쓰기 전에 확인할 것

이 안내서를 병원 실무에 옮기면 확인 순서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첫째, 지금 쓰는 계정이 개인 무료 계정인지, 병원이 계약한 기업용 계정인지 확인합니다. 둘째, 개인 계정이라면 설정에서 ‘대화 내용 학습 활용’ 옵션을 끌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셋째, 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이름, 등록번호, 주민번호, 연락처 등)는 입력하지 않습니다. 넷째, 판단이 어려운 경우 원내 정보보호 담당 부서나 개인정보보호책임자와 먼저 상의합니다. 편리해서 쓰는 도구가 병원 전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이 네 가지를 먼저 짚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핵심 요약

  •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5년 8월 ‘생성형 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내고, 개인용 무료 계정과 기업용 계약 계정이 데이터 저장·학습 활용 방식에서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 안내서에는 의료기관이 진료 대화를 AI로 자동 기록하다 개인용 계정 대신 기업용 API 계정으로 전환한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 안내서는 네이버 클로바X 이용정책을 예로 들어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를 AI에 입력하지 말라고 안내했고, 통화 요약 서비스의 국외 서버 이전 고지 누락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 병원에서 AI 도구를 쓰기 전에는 계정 종류, 학습 활용 옵트아웃 여부, 환자 식별정보 입력 여부, 담당 부서 상의, 이 네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2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