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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허가받은 의료 AI'라는 말의 뜻 — 디지털의료제품법과 행정·간호의 확인 지점

제안서에 붙는 '식약처 허가' 한 줄이 무엇을 보장하고 무엇은 보장하지 않는지, 2025년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의 틀을 병원 행정·간호 실무자의 눈높이로 정리합니다.

병원 구매·기획 부서 책상에 올라오는 의료 AI 제안서에는 거의 빠짐없이 “식약처 허가”라는 문구가 붙습니다. 이 한 줄은 도입 논의에서 큰 무게를 갖지만, 정작 그 말이 무엇을 보장하고 무엇은 보장하지 않는지는 잘 다뤄지지 않습니다. 2025년 1월 24일부터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시행되면서 의료 AI의 허가 체계가 별도의 법으로 정비됐고, 제도 시행 반년여 만인 2025년 7월 기준 디지털의료기기 누적 허가는 388건에 이릅니다. 제안서를 검토하는 행정과 허가된 도구를 실제로 쓰는 간호 현장 모두 이 틀을 알아 두면, “허가받았으니 괜찮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의료제품법이 만든 세 갈래

디지털의료제품법은 AI·로봇·정보통신기술 같은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법 제2조에 따르면 ① 디지털의료기기(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 ②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의료기기는 아니지만 생체신호나 생활습관을 분석해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기기), ③ 디지털융합의약품(의약품과 디지털기기가 결합된 제품)입니다.

실무에서 첫 확인 지점은 벤더가 파는 물건이 이 중 어디에 속하느냐입니다. ‘디지털의료기기’는 식약처의 허가·심사를 거친 의료기기이지만,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는 의료기기가 아닌 건강관리 제품이라 검증의 성격이 다릅니다. 제안서의 “식약처 허가”가 의료기기 허가를 말하는지, 아니면 다른 범주의 신고·인증인지부터 구분해야 결이 맞는 검토가 됩니다. 용어가 낯설면 용어 사전을 함께 펼쳐 두면 좋습니다.

AI는 출시 뒤에도 바뀐다 — ‘변경관리계획’

전통적 의료기기와 달리 AI는 출시된 다음에도 데이터를 다시 학습하며 성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 법은 이 특성을 반영해, 학습이 잦은 AI 의료기기는 허가받을 때 ‘변경관리계획’을 미리 제출하면 그 계획 범위 안의 변경은 간단한 보고만으로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행정·간호에 주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도입 시점에 본 성능 숫자가 그 제품의 ‘최종 성능’이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확인할 질문이 하나 늘어납니다. “이 제품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며, 성능이 유지되는지는 누가 어떻게 확인합니까?” 도입은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버전이 바뀔 때마다 이어지는 관리의 시작이라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생성형 AI는 왜 따로 다루는가

식약처는 같은 날, 문장이나 영상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가 적용된 의료기기에 대해 세계 최초로 별도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생성형 AI를 따로 떼어 본 것은 위험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이드라인은 데이터 편향, 정확성, 결과의 일관성 부족, 모델을 설명하기 어려운 점 등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듭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허가 신청 자료에 ‘임상의 검토 등 생성형 인공지능 특성에 따른 추가 주의사항’을 기재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바꿔 말하면 이런 도구는 사람이 결과를 확인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최종 확인의 책임은 여전히 현장에 남고, 그 확인을 누가 언제 하도록 업무 흐름을 짤지가 도입의 실제 과제가 됩니다.

핵심 요약

  • 2025년 1월 24일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시행되며 의료 AI 허가가 별도 법 체계로 정비됐고, 제품은 디지털의료기기·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디지털융합의약품 세 갈래로 나뉩니다.
  • 제안서의 “식약처 허가”가 의료기기 허가인지, 건강관리 제품의 다른 범주인지부터 구분하는 것이 검토의 출발점입니다.
  • AI는 출시 뒤에도 바뀌므로, 변경관리계획과 성능 유지의 확인 주체를 묻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 생성형 AI는 세계 최초의 별도 가이드라인 대상이며 사람이 결과를 검토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현장의 확인 절차 설계가 관건입니다. 도입을 검토할 때 도입 체크리스트에 이 질문들을 더해 두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