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 의료기기 허가는 쉬워지는데, 검증 부담은 병원으로

식약처가 임상시험 자료를 성능 검증으로 대체하는 등 AI 의료기기 허가를 간소화하면서, 도입 후 성능·안전성 확인 책임이 병원 쪽으로 옮겨간다는 우려를 정리합니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니 안전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AI 의료기기 제안서를 검토하고 계신다면, 최근 허가 절차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메디칼타임즈는 2026년 8월 3일 자 기사에서 식약처가 약 1,000건의 허가·심사 사례를 분석해 임상시험 자료를 성능 검증 자료로 대체하고, 생성형 AI 제품에는 허가 전 실사용 특례를 확대하는 등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메디칼타임즈, 2026-08-03). 기사에 따르면 이 변화로 기업의 개발 부담은 줄지만, 그만큼 병원이 떠안는 확인 책임은 커진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허가 기간이 줄면 병원의 몫이 늘어납니다

임상시험은 개발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단계입니다. 제출 자료가 간소화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허가 기간이 줄고 시장 진입이 빨라진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기사에서 한 대학병원 교수는 “식약처 허가만으로는 제품 도입이 어려워지며, 의료기관이 임상 근거와 성능을 직접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허가가 ‘이 제품을 병원에 그대로 써도 된다’는 보증이 아니라, ‘병원이 자체적으로 한 번 더 확인해야 할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생성형 AI는 계속 바뀌는데, 관리 기준은 아직입니다

기사가 짚은 또 다른 문제는 생성형 AI 제품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입니다. 허가 당시의 성능과 실제 병원에서 쓰는 시점의 성능이 계속 업데이트를 거치며 달라질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임상에 계속 적용해도 되는 기준과 그만둬야 하는 기준(퇴출 기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사에서 한 의료정보실장은 이 제도를 두고 “병원이 성능·안전성을 직접 확인하라는 것”이며 “막대한 책임이 전가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제안서를 받을 때 병원이 짚어 볼 부분

이 기사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하면, 제안서를 검토할 때 아래 사항을 함께 확인해 볼 만합니다.

  • 허가 근거가 임상시험인지 성능 검증 자료인지를 물어보고, 성능 검증 자료라면 어떤 데이터로 검증했는지 확인합니다.
  • 업데이트 이후 성능을 어떻게 다시 확인할 것인지를 계약 단계에서 미리 정해 둡니다. 갱신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검증해야 한다면 그 절차와 비용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계약서에 명확히 남깁니다. 이 시리즈의 다른 글에서 다룬 성능 수치 읽는 법과 도입 뒤 성능 점검도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핵심 요약

  • 식약처는 약 1,000건의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임상시험 자료를 성능 검증 자료로 대체하는 등 AI 의료기기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 기업의 허가 부담은 줄지만, 병원이 임상 근거와 성능을 직접 검증해야 하는 부담은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 생성형 AI 제품의 지속적 업데이트를 관리할 기준, 임상 적용·퇴출 기준,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 제안서 검토 때는 허가 근거의 종류, 업데이트 이후 재검증 절차, 책임 소재를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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