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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근무표, AI가 짜면 무엇이 달라지나 — 인하대병원 IH-NASS 사례

AI가 짠 간호사 근무표는 만족도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마법이 아니라, 반복 작업 시간과 일부 불공정 근무 패턴을 데이터로 줄여 주는 운영 개선 도구에 가깝습니다. 인하대병원 IH-NASS 사례의 수치를 있는 그대로 정리합니다.

간호사 근무표는 병원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반복 업무 중 하나입니다. 인력이 수십 명인 병동이라면 야간·휴일·연차·법정 근무시간 같은 제약을 동시에 맞추면서 매달 새로 짜야 하고, 그 과정에서 “왜 나만 이런 근무가 몰리느냐”는 불만도 따라붙기 쉽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작업을 인공지능(AI)에 맡기는 병원이 늘면서, 도입을 검토하는 간호부·행정 부서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다만 기대치를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AI 근무표가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바꾸는지를 인하대병원의 사례로 살펴봅니다.

왜 근무표에 AI가 들어왔나

간호사 근무표 작성은 단순히 이름을 칸에 채우는 일이 아닙니다. 병동마다 필요한 인력 수, 개인별 근무 이력, 야간 근무 간격, 신규 간호사의 숙련도, 연차·경조사 같은 예외 상황까지 한꺼번에 맞춰야 합니다. 이 조건들을 담당자가 수기로 조율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라 매달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고 “이번 달도 나만 힘든 근무가 몰렸다”는 식의 공정성 시비도 반복되기 쉽습니다. 근무표를 짜는 사람과 그 표를 받아 드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쌓이는 구조입니다. 이런 반복 부담과 공정성 논란을 데이터 기반으로 줄여 보자는 문제의식에서, 근무표 자동 생성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습니다.

인하대병원 IH-NASS, 무엇이 바뀌었나

인하대병원은 근무표 자동 생성 프로그램 ‘MATRON’을 병원 사정에 맞게 손질한 자체 시스템 IH-NASS를 2023년부터 14개 병동에 적용했습니다. 이 시스템 도입 전후를 비교한 연구가 국제학술지 ‘BMC Nursing’에 발표됐고, 그 결과가 청년의사에 보도됐습니다(청년의사, 2025.07.14). 같은 시스템을 다룬 별도 보도도 있는데, 매체마다 인용한 지표의 정의가 달라 수치가 다르게 표기된 경우가 있어 이 글에서는 위 보도의 수치만 따릅니다.

핵심 수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야간-비번-오후(NOE)’ 근무, 즉 야간 근무 다음 날 쉬고 바로 오후 근무로 이어지는 몸에 부담이 큰 패턴이 간호사 1인당 평균 0.49회에서 0.34회로 줄었습니다. 둘째, 평일 오전 6시 이전이나 오후 6시 이후에 걸치는 근무 시간이 평균 39.5시간에서 37.1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셋째, 입사 1년이 안 된 신규 간호사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주간 근무에 배치되는 횟수가 평균 1.43회에서 1.00회로 줄었습니다. 세 수치 모두 특정 근무 패턴이 일부 인원에게 몰리던 불균형이 시스템 도입 후 줄었다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만족도는 왜 드라마틱하게 오르지 않았나

그런데 같은 연구에서 만족도 조사 결과는 수치 개선만큼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간호사 직무 만족도는 45점 만점에 평균 29.94점이었고, IH-NASS 시스템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4점 만점에 평균 2.12점에 그쳤습니다. 편의성(2.54점)이나 공정성(2.44점) 항목도 4점 만점에 2점대 중반 수준이었습니다. 근무 패턴 지표는 뚜렷이 개선됐는데, 정작 현장이 느끼는 체감 만족도는 크게 오르지 않은 셈입니다.

이 결과를 “AI가 실패했다”고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AI 스케줄링이 반영하기 어려운 영역이 분명히 있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개인마다 다른 선호 근무 요일, 동료 간의 암묵적인 배려, 그날그날 병동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조정하던 재량 같은 것들은 알고리즘이 데이터로 담아내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근무표의 ‘공정성’을 숫자로 정의하고 그 숫자를 개선하는 일과, 간호사 개개인이 ‘내 근무표가 공정하다’고 느끼는 일 사이에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도입을 검토한다면 무엇부터 봐야 하나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실무 관점에서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다만 아래 항목은 이 사례 하나에서 끌어낸 일반적인 고려사항이므로, 단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참고 수준으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우선 기존 근무 데이터를 미리 정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근무 이력을 학습하거나 규칙을 적용하려면 그 이전 근무 기록이 정확하고 일관되게 정리돼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스템이 만든 근무표에 대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처럼 지표는 개선되어도 체감 만족도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도입 이후에도 피드백을 받는 통로를 열어 두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체 병동에 한꺼번에 적용하기보다 일부 병동에서 먼저 시범 적용한 뒤 결과를 보고 넓혀 가는 단계적 접근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입 성과를 평가할 때는 만족도 설문 하나에 기대기보다, 이번 사례처럼 NOE 근무 빈도나 신규 인력 배치 횟수 같은 구체적인 운영 지표를 함께 추적하는 편이 실제 변화를 더 정확히 보여 줄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 인하대병원은 근무표 자동 생성 시스템 IH-NASS를 2023년부터 14개 병동에 적용했고, NOE 근무(1인당 평균 0.49회→0.34회), 야간대 근무시간(평균 39.5시간→37.1시간), 신규 간호사 주간 근무 배치(평균 1.43회→1.00회)가 줄었습니다.
  • 반면 직무 만족도는 45점 만점에 29.94점, 시스템 자체 만족도는 4점 만점에 2.12점에 그쳐, 지표 개선만큼 체감 만족도가 크게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 AI 근무표는 만족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도구라기보다, 반복 작업과 일부 불공정 패턴을 데이터로 줄여 주는 운영 개선 도구에 가깝습니다.
  • 도입을 검토한다면 기존 근무 데이터 정비, 현장 의견 수렴 절차, 단계적 적용, 만족도 외 운영 지표 추적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청년의사, “AI가 짠 간호사 근무표, 업무 질 높이고 만족도 향상”(2025.07.14) — 인하대병원 IH-NASS 도입 전후 비교 연구(국제학술지 BMC Nursing 게재) 보도 기준